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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공연·전시

암투병 아내와 함께 첫 공식 음반 낸 윤민석
“마음속 희망의 섬 ‘그래도’를 생각해요”

등록 :2014-07-28 19:31수정 :2014-07-2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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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49)씨
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49)씨
“아내에게 보내준 희망 전하려”
아기 주제로 동요풍 노래 담아
‘세월호’ 노래는 대책위에 기증
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49·왼쪽 사진)씨는 2012년 8월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누가 1억만 빌려주세요. 아내 좀 살려보게요. 아내가 낫는 대로 집 팔아서 갚을게요.”

한양대 재학 시절 광주민주화운동 사진을 보고 노래운동에 뛰어든 윤씨는 ‘전대협 진군가’,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서울에서 평양까지’, ‘헌법 제1조’ 등을 만들었다. 아내 양윤경씨도 노래패 ‘조국과 청춘’ 출신 가수다. 윤씨는 아내가 유방암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결혼했다. 수술받고 나은 줄 알았으나 2012년 초 암이 재발했다. 병원비가 산더미처럼 불어났다.

“제가 걸어온 길을 후회한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아내가 아프고 나서 딱 한번 후회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하는 무능한 내가 원망스러웠죠.” 28일 전화 수화기 너머 윤씨가 당시 심정을 떠올렸다.

윤씨의 도움 요청에 시민들은 “윤민석의 노래에 진 빚을 돌려주자”며 성금을 모았다. 윤씨는 자신이 만든 노래의 저작권료를 한 푼도 받은 적이 없었다. 보름 만에 1억5000만원이 모였다. 동료 가수들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윤민석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윤민석 음악회가 열리던 날 아내가 기적처럼 미음 세 숟가락을 떴어요. 이전 한달간은 상태가 안 좋아 아무것도 못 먹었거든요. 음악회에 모인 많은 분들의 염원이 전해졌나봐요.”

이후 아내의 상태는 조금씩 나아졌다. 아내의 앨범 하나 못 만들어준 게 늘 마음에 걸렸던 윤씨는 아내와의 앨범 작업을 준비했다. 아내는 지난겨울 힘겹게 녹음을 마쳤다. 그 결과물이 지난 23일 발매됐다. 윤민석 1인 프로젝트 밴드 ‘그래도(島)’ 1집 <우리 아가는>(위 사진)이다. ‘우리 아가는 1’, ‘우리 아가는 2’, ‘윤민석의 자장가’, ‘사랑하는 딸들에게’ 등 아기를 주제로 한 동요풍 노래 4곡과 피아노 연주곡 1곡을 담았다.

윤민석 1인 프로젝트 밴드 ‘그래도(島)’ 1집 <우리 아가는>
윤민석 1인 프로젝트 밴드 ‘그래도(島)’ 1집 <우리 아가는>
“중1이 된 딸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들이에요. 세상이 팍팍하고 힘들어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아내에게 보내준 희망의 기운을 이 세상의 모든 아가들에게 축복으로 전하고자 이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딸 설(13)양은 앨범 표지 손글씨로 엄마와 아빠의 작품에 힘을 보탰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윤씨는 한달을 폐인처럼 지냈다고 한다. “나름 열심히 싸워서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모든 게 무너져내린 듯 허망해졌어요.” 그는 당시 이번 앨범에 실릴 노래들을 들으며 위안을 얻었다고 했다. ‘약속해’, ‘잊지 않을게’ 등 세월호 참사 관련 노래들을 만들어 공개했다.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 집회 때 유가족들이 거리행진을 하면서 ‘잊지 않을게’를 불렀다고 하더군요. 한 유가족분은 제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요. 노래 만들길 잘했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는 세월호 참사 관련 노래 10곡을 세월호 가족대책위에 기증했다. 대책위는 이를 음반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의사가 “마음의 준비를 하라”던 최악의 상황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윤씨의 아내는 여전히 암 4기다. 척추까지 전이돼 최근 수술을 받았다. 시민들이 모아준 성금은 병원비와 생활비로 바닥난 지 오래다. 그래도 그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마음속 희망의 섬 ‘그래도’를 생각하며 힘을 내려 해요. 여러분들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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