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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애니

“다음 작품은 ‘인삼’… 불교·도교 세계관 담았죠”

등록 :2017-07-23 15:23수정 :2017-07-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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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만화축제 방문한 <담요> <하비비>의 작가 크레이그 톰슨 인터뷰
라이트노벨 작가 크레이그 톰슨이 부천만화축제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라이트노벨 작가 크레이그 톰슨이 부천만화축제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미국의 대표적 라이트노벨 작가 크레이그 톰슨(42)이 부천만화축제를 찾았다. 한국은 첫 방문으로, 22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톰슨은 자신의 아픈 기억을 고백하고(<담요>·2003), 이슬람 세계에서 인종·나이를 초월한 남녀의 사랑을 풀어내던(<하비비>·2011) 작가답게 속 깊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2004년 미국 주간지 <타임>이 꼽은 ‘최고의 만화책’에 선정되고 하비상, 아이스너상, 이그나츠상 등 미국 만화계의 중요한 상을 휩쓸며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지만 그때까지 톰슨은 고된 창작의 시간을 보냈다. 고향을 떠나 외로운 자신의 처지를 동물의 모험에 빗댄 데뷔작 <안녕, 청키 라이스>(1999)와 출세작 <담요>를 그릴 때까지 일러스트레이터로 생계를 유지했다. 붓과 잉크를 사용해 작업하느라 속도가 느려 <담요>를 하루 두 쪽씩 꼬박꼬박 그렸다. 그런 혹사의 결과 건염(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병)을 얻었다. 톰슨은 올해 부천만화축제의 주제 메시지 ‘청년, 빛나는’을 염두에 두며 “청춘은 자신을 무리해가며 열정을 쏟아붓는 때”라고 정의했다. 그는 젊은 작가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모든 일에는 ‘초보 단계’가 있다. 무리하게 목표를 설정하지 말고 한 쪽 만화, 두 쪽 만화, 30쪽 만화, 100쪽 만화로 나아가라. 그렇게 완성한 100쪽짜리 만화가 <안녕, 청키 라이스>였다. 꾸준해야 한다. 이야기가 재미없어서, 실력이 나아지지 않아서 등 그만두는 이유는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끝을 보아야 한다.”

미국의 라이트노벨 작가 크레이그 톰슨의 자전적 대표작 <담요>.
미국의 라이트노벨 작가 크레이그 톰슨의 자전적 대표작 <담요>.
<담요>의 기독교 가정 문제나 왕따 청소년 소재는 한국에도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대표적으로 현실에서 도피하여 게임에 탐닉하는 <여중생A>(허5파6 작가)의 주인공 장미래는 “도망친다 한들 난 다시 왕따가 될 터였다. 내게는 더 쉬운 도피처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꿈나라였다”고 말하는 크레이그와 흡사하다. 그는 “축제에 코스프레하는 청소년들이 많더라. 그 청소년들도 학교에서는 특이하게 보일 것이다. 그렇지만 동호회와 인터넷을 통해 사귄 친구과의 유대감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간다. 타인과의 관계 없이는 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우주 만물에도 통용되는 이야기이고 불교의 세계관과도 통한다.”

톰슨은 <담요>에서 보듯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하비비>에서는 모험담의 적재적소에 코란을 인용하고 이슬람 문자와 문양을 배치했다. 그다음은 불교·도교로 향한다.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며 그가 밝힌 차기작의 제목은 <인삼>이다. 1980년대 미국은 인삼 농업을 촉진했고, 그가 자란 위스콘신주는 대표적인 경작지였다. “인삼은 뿌리를 통해 땅의 영양분을 받아들이며 자라난다. 인간은 인삼을 먹음으로써 자연의 순환으로 들어간다. 동양의학에서는 병의 원인을 몸 전체의 균형에서 찾는다. 이런 세계관은 다른 문제에도 적용된다. 지구온난화 등은 우주적인 안목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지난해 자료조사를 시작했고 곧 그림 작업에 돌입한다. 프랑스 뉴웨이브 만화(<담요>), 이슬람 문자와 문양(<하비비>) 등으로 주제에 맞게 그림을 변화시켜왔는데 이번에는 ‘진경산수화’를 그릴 예정이다. <인삼>의 막바지 자료조사는 한국에서 이루어진다. 동생과 함께 ‘금산 인삼 축제’에도 갈 계획이다. ‘태양인’이 많은 서양인이 인삼으로 효능을 보기 어렵지 않으냐고 했더니 그는 “인삼이 한국에서는 양기를 보충하지만, 미국에서는 열을 내리는 데 쓴다. 인삼의 사용법에도 음과 양의 조화가 있다”고 말하며 자료 수집 막바지의 내공을 보여주었다. 다음 작품 역시 안달 내며 기다려야 될 것 같다.

부천/글·사진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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