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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애니

칸에 간 한국영화들, 새벽을 울린 박수소리

등록 :2017-05-23 16:28수정 :2017-05-2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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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동시 개봉하는 ‘옥자’
영화제 보수성 깨는 상징으로 화제
‘그 후’로 5년 만에 칸 환호 받은 홍상수
“황금종려상 수상 기대할 만” 평가
비경쟁부문 ‘악녀’는 110개국 이상 판매돼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옥자>의 봉준호 감독(왼쪽에서 다섯 번째)와 출연진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옥자>의 봉준호 감독(왼쪽에서 다섯 번째)와 출연진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17일 개막한 제70회 칸 국제영화제가 중반에 접어들었다. 축제는 한창이지만 올해는 테러 위협으로 전보다 삼엄한 기운이 감돈다.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이 있는 크루아제트 거리는 경찰병력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극장 출입에 관한 통제 역시 전보다 엄격해져 한 시간 넘게 줄을 서는 일도 흔하다. 꼼꼼한 보안검색에 불만을 토로했다가 되레 영화제 출입용 카드를 뺏기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도 전반부 상영작들은 여전히 풍성했다. 아시아 영화가 전체적으로 저조한 반면, 한국영화에 쏠린 관심은 여느 해보다 높았다. 작품의 국적은 미국이지만 한국 감독인 봉준호가 참여한 <옥자>는 말 그대로 영화제 초반의 관심을 붐업시킨 올해의 ‘사건’이었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미국 넷플릭스가 제작한 작품으로, 같은 넷플릭스 작품인 노아 바움백 감독의 <메이어로위츠 스토리>와 경쟁부문에 함께 진출했다. 스트리밍 기반의 작품이 극장 관람을 최우선으로 하는 70년 전통의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는 것은 보수적인 영화제가 변화를 모색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영화제 초반 기자회견에서 “대형 화면에서 보지 않는 영화에는 황금종려상을 주지 않겠다”는 심사위원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발언이 이슈를 모았고, 첫 상영 시 영사사고로 다시 한번 뉴스를 생산하기도 했다.

총 6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옥자>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거대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소녀 미자(안서현)의 우정을 그린 작품. 동물학대를 마케팅으로 포장하는 다국적 기업의 생리를 전면 비판하고 있지만, 무거운 주제에 비해 인물들이 벌이는 난장이나 유머러스함, 경쾌한 액션 등이 가미되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만들어졌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사랑스러운 가족용 액션 어드벤처 영화”라고 소개하면서 “다리우스 콘지 감독이 촬영한 와이드스크린 화면 안에서 그 누구도 옥자를 실제 동물이 아니라고 상상할 수 없다”며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캐릭터가 돋보이는 옥자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영화 외적인 화제성에 견주면 영화제 데일리뉴스인 <스크린 데일리>의 평점은 2.3점(4점 만점)으로 낮은 편이다.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그 후> 스틸컷. 전원사 제공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그 후> 스틸컷. 전원사 제공
22일에는 경쟁부문에 초청된 또 다른 한국영화인 홍상수 감독의 <그 후>가 공개돼 호평받았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아름(김민희)이 상사인 유부남 봉완(권해효)과 불륜관계라고 오해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북촌방향>(2011) 이후 또 한번의 흑백영화다. 봉완을 중심으로 아내, 아름, 내연녀 창숙(김새벽)의 관계에 바탕해 출근 첫날 아름에게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봉변을 따라간다. 작은 사무실을 배경으로 핑퐁처럼 오가는 무수한 대사와 반응을 따라가는 카메라의 움직임이 유머스럽게 전개된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겸허한 정의, 이 영화에 황금종려상 수상의 기대를 할 수 있는 이유다”라고 극찬했다. 홍 감독은 공식상영 후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나라에서>(2012) 이후 5년 만의 칸에서 환호를 받은 심경이 더해진 듯했다. 홍상수 감독은 경쟁부문 외에도 올해 특별상영 부문에 <클레어의 카메라>도 함께 초청되어 지금까지 총 10편의 작품이 칸을 찾았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정병길 감독의 <악녀>도 21일 새벽(현지시각) 공개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킬러로 길러진 연변족 여성 숙희(김옥빈)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린 작품으로 영화의 전반부를 여성 중심의 액션신으로 구성한 과감함이 돋보였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은 지난해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초청됐던 섹션으로 주로 공포, 액션 등 장르영화가 상영된다. 예술성 위주의 작품이 주로 상영되는 12일간의 빡빡한 페스티벌 일정 속에서 숨통을 틔워주는 섹션으로 환호와 호응이 높은 부문이다. <악녀> 역시 상영이 끝난 새벽 3시 넘어까지 관객들의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이 분위기가 칸의 마켓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악녀>의 국외 수출 효과까지 기대해볼 수 있게 만든다. 실제로 지금까지 110개국 넘게 판매실적을 올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부문에는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도 초청되어 상영을 앞두고 있다.

올해의 칸 영화제는 오는 28일 뤼미에르 극장에서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 시상식으로 막을 내린다. 홍상수 감독과 함께 봉준호 감독이 경쟁부문에 나란히 진출한 만큼, 수상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칸/이화정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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