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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애니

고영재 피디 “정보공유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되길”

등록 :2009-03-05 03:42수정 :2009-03-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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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200만 명을 돌파한 독립영화  제작자인 고영재 PD가 4일 오후 건국대학교에서 ‘독립영화와 함께 하는 세상 바라보기’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한 독립영화 제작자인 고영재 PD가 4일 오후 건국대학교에서 ‘독립영화와 함께 하는 세상 바라보기’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장] ‘독립영화와 함께하는 세상 바로 보기’ 특강
영화 <워낭소리>는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있다. 독립영화 사상 처음으로 관람객 200만 명을 넘었고, 이명박 대통령도 영화를 관람한 뒤 독립영화 진흥방안을 주문했다. 그러나 언론이 앞다퉈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노부부를 보도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고, 최근에는 동영상이 유포돼 경찰수사가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제작자인 고영재 피디가 워낭소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상세하게 밝혔다. 고 피디는 4일 서울 건국대 산학협동관에서 ‘독립영화와 함께하는 세상 바로 보기’라는 특강에서 대학생들과 마주 앉았다. 고 피디의 특강에는 180여 명의 수강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고 피디는 동영상 유포와 관련해 “디지털 악마의 모습”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업로더들이 제작자보다 돈을 더 벌지 않느냐”며 “우리가 순수하고 순진하게 생각하는 정보 이용권을 이용해 사업을 벌이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경찰 수사를 의뢰한 것을 일부 누리꾼들이 비난하는 것을 두고도 일침을 놓았다. 고 피디는 “주변에서‘그만큼 봤으면 이제 다운받아도 되는 것 아니냐’, ‘관객 수 50만이 넘었으니 그냥 풀어라’이런 식으로 말한다. 그러나 내 대답은 돈 내고 영화 많이 봐주면 내가 그 돈으로 사회에 좋은 일 많이 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고 피디는“워낭소리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어떻게 사회에 환원할 것인지 처음부터 고민했다”며 “앞으로 5년 뒤 워낭소리의 (저작권) 권리를 포기해 비영리 목적으로 맘대로 쓰게 하는 것을 선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돈독이 올랐다거나 해외 수출길이 막혀 열을 받았다거나 이런 식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보공유 운동이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 워낭소리가 그런 순기능적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내 영화의 정신은 한마디로 리얼리즘”


고 피디는 특강 들머리에서 자신의 영화관을 설명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그는 자신이 만드는 영화를 한마디로 ‘리얼리즘’이라고 정의했다. “막연하게 리얼리즘 영화죠. 내가 제작하는 영화에는 재벌도 상류 사회도 안 나와요. 그 세계에 대한 경험도 없고, 그 사람들의 리얼리즘을 나는 몰라요. 정말 내가 잘 알고 있는 현실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워낭소리도 그가 추구하는 리얼리즘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대신 젊은 세대가 아니라 40~50대가 공감할 수 있는 리얼리즘이다. 고 피디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부모님의 존재와 노동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그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블로그에 자신의 부모님 사진을 올려놓고 고맙다고 한다”고 전했다. 개봉 7주 만에 누적 관람객 212만 명을 넘어서는 흥행 돌풍은 그의 리얼리즘에 40~50대가 호응한 결과다.

“제발 할아버지 할머니를 그냥 놔달라”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한 독립영화  제작자인 고영재 PD가 4일 오후 건국대학교에서 ‘독립영화와 함께 하는 세상 바라보기’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한 독립영화 제작자인 고영재 PD가 4일 오후 건국대학교에서 ‘독립영화와 함께 하는 세상 바라보기’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 피디는 “워낭소리를 개봉하면서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며 워낭소리 흥행에 숨은 남모르는 고충도 털어놨다. “갑자기 20만으로 뛰었어요. 그때부터 이상한 논쟁이 벌어지더라고. 기자들과 블로거들이 할아버지 집을 찾아가기 시작했죠. 막무가내로 사진 찍고, 어떤 블로거는 ‘할머니가 처음에 사진 안 찍어주려고 하더니 용돈으로 만원을 줬더니 찍어주더라’고 버젓이 글을 올려요.” 그는 “제작자로서 그분들의 신변에 일이 생기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며 “그때 최진실이 왜 자살했는지 이해가 갔다. 제발 할아버지, 할머니를 그냥 놔달라”고 말했다.

고 피디는 이명박 대통령이 워낭소리를 관람한 뒤 벌어진 해프닝도 소개했다. “워낭소리가 갑자기 검색어 1위에 올랐어요.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이 뭐였어요? MB가 워낭소리 관람한 것. 야~ 죽겠더만요.(학생들 웃음) 게시판이 난리가 났어요. 아는 사람들은 너 그래도 진보적으로 산다고 들었는데, 워낭소리 안보겠다고 하고…. 항의 메일도 막 와요. ‘어떻게 영혼을 팔 수 있니’라고 항의해요. 그냥 대통령이 영화 본 것뿐인데….(웃음)”

그는 “이 대통령이 영화를 본 후 독립영화 지원책이 급조되면서 기존에 독립영화를 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당혹감과 낭패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통령이 본 영화’라는 홍보 효과는 영화를 흥행시킨 요소는 됐을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급조된 정책이 독립영화의 발전을 가져올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1만5천명이면 충분…상업영화 대신 독립영화 틀어라

고 피디는 독립영화의 발전방안을 언급하면서 특강을 마쳤다. 그는 “독립영화 하면서 큰돈 벌려는 것이 아니다. 1억 써서 천억 벌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5천만 원짜리 영화 찍어서 1만5천명이 보면 본전 뽑고, 다음 영화 충분히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그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지원해주면 된다”며 “독립영화 전용관이니 말로만 하지 말고 각 구청이 문화예술회관에서 철 지난 상업영화 또 틀 것이 아니라 독립영화 틀면 1만5천 명은 충분히 넘어간다”고 강조했다. 글·영상/ 박종찬 기자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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