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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일반

김재형 애니메이터 “다양성 강조하는 픽사…‘소울’은 그 노력의 정점”

등록 :2021-01-12 15:37수정 :2021-01-13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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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스튜디오 한국인 애니메이터 김재형]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에 참여한 김재형 애니메이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에 참여한 김재형 애니메이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다들 선망하는 직업이라지만, 의사의 길을 가면 갈수록 열의가 식고 결과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왜 그럴까?’ 한참을 생각하고 내린 결론은 ‘즐거워서 하는 일이 아니어서’였다. 돌이켜보면, 중·고교 시절 구체적인 꿈이 없었다. 시험을 잘 봤고, 주위의 기대에 맞춰 의대에 진학했을 뿐이다. ‘처음부터 내가 선택하는 일이라면 오래오래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전공의를 그만두고는 평소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뒤늦은 유학길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꿈을 이뤘다.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 스튜디오의 한국인 애니메이터 김재형의 얘기다.

“아무리 좋아서 한다고 해도 새로운 걸 공부하고 원하는 직장을 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어요. 입사하고 나서도 생각만큼 결과물이 안 나와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고요. 하지만 내가 좋아서 결정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모든 것이 다 좋을 순 없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12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기자들과 만난 김 애니메이터가 말했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lt;소울&gt;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2008년 픽사에 입사해 <업> <토이 스토리 3> <몬스터 대학교> <인사이드 아웃> <코코> 등 많은 작품에 참여해온 그는 오는 20일 개봉하는 <소울>에서도 중책을 맡았다. 주인공 조 가드너와 영혼 ‘22’ 캐릭터의 표정과 움직임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했다. <소울>은 우연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와 지구로 가고 싶지 않은 ‘태어나기 전 세상’의 영혼 22가 함께 떠나는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삶에 대한 철학을 곱씹게 해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평을 듣는다.

“<업> <인사이드 아웃> 등 피트 닥터 감독의 작품을 좋아해 기쁜 마음으로 임했어요. 처음 스토리가 나왔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렵고 어두웠죠.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더 단순하고 명료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어요. 스토리도 중간중간 수정돼 지금의 형태가 됐고요. 결과적으로 영화를 보고 힐링과 희망을 얻었다는 얘기들이 많이 들려 보람을 느낍니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lt;소울&gt;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삶의 목적만 좇던 조는 특별한 여정을 거치며 그동안 놓치고 있던 삶의 소중한 순간에 눈을 뜨고,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김 애니메이터 또한 영화의 메시지에 공감한다고 했다. “지금껏 참 치열하게 해왔어요. 물론 행복했지만, 좀 더 여유를 갖는다면 더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영화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느끼게 해줘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그래선지 “참여 필모그래피 중 가장 애착을 지닌 작품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그는 <업>과 <소울>을 꼽았다.

<소울>에는 재즈 피아니스트인 조를 비롯해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들이 주요 등장인물로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애니메이터는 “근래 들어 픽사에서 다양성을 강조하고, 이를 스토리에도 반영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데, 이 영화가 그런 노력의 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내 흑백갈등이 극심한 시기에 나오는 영화라 더욱 조심스러웠다. 흑인 특유의 문화적 제스처를 선입견 없이 진정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당사자들의 조언을 충분히 듣고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재즈 연주 장면을 만들기 위해 “재즈 음악을 공부하고 연주 영상도 많이 봤다”고 덧붙였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lt;소울&gt;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소울>은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 탓에 극장 개봉 없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만 공개됐다. 그는 “집에서 가족 단위로 많이 시청하면서 연령대 높은 분들도 많이 보셨더라. 그들이 ‘힘든 시기에 힐링이 많이 됐다’고 남긴 감상평을 보면서 도움이 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 극장 상영이 가능했던 점에 남다른 기쁨을 표했다. “영화는 큰 화면으로 볼 때 가장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행히 한국에선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어 기쁩니다. 열심히 만들었으니 철저한 방역수칙 아래 많은 분이 즐기고 힐링을 얻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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