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로그인
컨텐츠

등록 : 2010.03.17 19:23 수정 : 2010.03.17 19:23

백남준의 1993년작 조각 ‘징기스칸의 복권’

몽골 코드 ‘징기스칸의 복권’ 등
백남준아트센터 미공개작 전시





1965년, 독일 아헨 공대에서 벌였던 연주회에서 백남준은 엉덩이를 ‘깠다’. 갑자기 바지를 내리고 의자에 앉아 자기 맨엉덩이를 관객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백남준이 보여주려 한 것은 엉덩이 자체가 아니라 몽골로이드 인종의 특징인 ‘몽골반점’이었다. 그가 평생 자기 예술에서 추구했던 코드 중 하나가 ‘몽골 코드’다. 변방 아시아에서 주류 구미 예술판에 뛰어든 백남준은 몽골 제국에 대한 관심이 컸다. 진정 세계 제국을 일궜던 몽골처럼 세계를 넘나드는 예술을 추구하며 유럽 중심주의를 벗어나려 했던 것이다. 백남준은 유럽과 아시아를 가로질렀던 몽골 제국의 교역로에서 착안해 ‘일렉트로닉 슈퍼하이웨이’(전자 초고속도로)라는 개념을 인터넷 세상이 오기 훨씬 전인 1974년 일찌감치 주장하기도 했다.

경기도 용인 백남준아트센터가 최근 새로 선보인 백남준의 1993년작 조각 ‘징기스칸의 복권’(사진)은 이런 몽골 코드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쇠로 만든 옛 잠수부 헬멧 머리에 주유소 기계 몸통으로 만든 징기스칸은 한국산 삼천리 자전거를 타고 세계를 누비는 모습이다.

아트센터가 올해 개편한 상설전시장에는 이 작품을 비롯해 ‘비디오 샹들리에’, ‘달에 사는 토끼’ 등 새 소장품들을 선보인다. 또한 2층에서 열리는 기획전 ‘랜덤 액세스’는 백남준의 작품 6개를 선정해 지금 작가들이 이를 새롭게 해석, 창조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진원, 리처드 세라, 박찬경, 아라키 노부요시, 임민욱, 양아치, 장영혜 중공업 등 국내외 작가 20명의 다양한 시각과 아이디어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이름인 ‘랜덤 액세스’는 1963년 백남준의 첫 개인전에 나왔던 작품 제목이다.

이번 기획전은 백남준이란 작가가 남긴 예술 담론들이 지금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의 작품이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용인/글·사진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