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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1.13 19:12 수정 : 2010.01.13 19:12

도형태(41) 갤러리현대 대표

40돌 맞은 ‘갤러리현대’ 도형태 대표

우리나라 상업 화랑의 맏이 격인 갤러리현대가 개관 40돌을 맞았다. 수많은 화랑들이 명멸하는 사이, 늘 선두를 지켜온 뚝심과 성과는 단연 돋보인다. 서울 인사동에서 ‘현대화랑’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어 소격동에서 전성기를 연 갤러리현대는 이제 서울 강북과 강남 두 곳 전시장에, 경매회사 케이옥션까지 거느린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갤러리현대의 성공은 창업주 박명자 전 대표의 동물적이라고 할 정도로 예민한 감각, 철저한 고객 관리로 쌓은 신용 덕분이라고 미술계는 입을 모은다. 하지만 성공만큼 비판도 받아왔다. 지나치게 상업적으로만 운영해왔고 미술계 전체를 위한 공익적 활동이 위상에 견줘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박 전 대표의 아들로 5년째 화랑을 이끌고 있는 도형태(41) 대표를 만나 포부와 생각을 들어봤다.

-갤러리현대라면 여전히 박 전 대표의 뛰어난 수완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머니에게 배운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세 가지입니다. 우선 안목인데, 제가 앞으로 공부하며 배워나갈 부분이죠. 더 중요한 것은 한 우물을 팠다는 겁니다. 화랑으로 성공한 뒤 다른 쪽에 눈 돌렸다면 지금 위치에 있기 어려웠을 겁니다. 또 하나는 역시 ‘신용’이죠. 작품을 팔았어도 나중에 기획전 등을 하려면 소장자들께 다시 빌려와야 하는데, 그런 신용을 쌓은 점은 반드시 이어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이미 성공한 작가를 화랑 위상으로 끌어가는 ‘국내용 화랑’에서 벗어나 새 작가를 발굴해 알리고, 중진들 작품 세계를 정리하는 작업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주문도 많습니다.

“저희도 한국 근현대 미술을 좀더 되짚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전시도 기획중입니다. 사실 지난 5~6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불황으로 시장에 대한 미술소비자들의 반응은 오히려 더 진지해졌습니다. 거기 부응하려면 더 깊게 들여다봐야 합니다.”

-외국 대형 화랑들은 공익활동으로 상업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미술계 중심축으로 인정받습니다. 우리 화랑들은 아직 이런 점이 부족해 보입니다.

“절대적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우리 현대 미술의 짧은 역사와 작은 시장 규모를 보면 공익성에 대한 요구가 좀 무거운 측면이 있습니다. 저희가 해온 작품 기부 등의 노력이 미술계 실정에 맞춰 적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 분명 서구의 바이엘러, 구겐하임 같은 화상들처럼 사회 환원을 할 겁니다.”


-도 대표가 운영을 맡은 뒤 보수적인 전시 외에도 비디오아트 같은 새 전시를 시도한 점이 주목받았습니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미술사에서 중요하다는 것들을 들여왔거나 제가 좋아서 했던 전시들이 평은 좋았는데 상업적으론 실패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사고를 좀 친 거죠(웃음). 올 하반기 영상 회화 작가 세라 모리스, 세계적 사진가 토마스 슈트루트의 개인전을 국내 최초로 열 계획입니다. 슈트루트가 지금 우리나라의 스펙터클한 광경을 찍고 있는데 제가 5년 넘게 공을 들인 전시입니다. 그리고 소격동 본관 옆에 ‘16번지’라는 새 전시공간을 다음달 엽니다. 우리 현대미술의 순수한 피들이 흐를 수 있는 실험적인 전시장으로 만들겠습니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사진 갤러리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