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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13 18:52 수정 : 2009.01.14 10:56

㈜북토피아, 설립 10년 만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책 출판 회사인 ㈜북토피아가 사실상 부도 상태에 놓이면서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했다. 지난 1999년 120여 출판사들이 자본금을 모아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한 지 약 10년 만이다. 1200개 공공 및 학교 도서관에 전자책을 납품하는 등 한때 전자책 출판 시장을 선도하던 북토피아는 출판사 미지급 저작권료 58억원, 부채 95억원(채권단협의회 추정 185억원)을 안고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새 경영진이 들어선 회사는 오 아무개 전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출판계가 꾸린 채권단협의회는 출판사 약 1200여개사가 피해를 입었고 출판 브랜드 108개사가 저작권료를 지급받지 못했다고 집계했다. 새 경영진은 현재 투자 유치가 성사 단계에 있어 미지급 저작권료를 2월 초까지는 일부 갚을 수 있다고 채권단을 설득하고 있지만, 13일 주요 주주들이 모여 새로 꾸린 비상대책위원회는 새 경영진에게도 책임을 묻고 회사의 향방을 결정할 예정이다.

북토피아는 처음에는 온라인 서점과 전자책 출판을 주요 사업 모델 삼아 출발했고, 2001년 전자책 제작·판매 회사인 와이즈북과 합병하며 콘텐츠와 기술력을 갖춘 전자책 분야의 최대 규모 기업이 됐다. 국내 전자책 시장은 현재 1천억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북토피아는 2007년 1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책 업계에선 북토피아가 코스닥 상장만 바라보고 내실을 제대로 다지지 않은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최종수 북토피아 이사는 “약 120억원의 비용을 들여 이제까지 회사가 제작한 전자책 12만권은 저작권 문제, 판매 중단 등의 이유로 50%만 매대에 올려졌고, 그 가운데 한 권이라도 팔린 전자책은 20%를 밑돈다”며 “몸집 키우기에만 주력했다”고 지적했다. 최 이사는 또 “종이책을 먼저 팔아야 하는 출판사들은 베스트셀러나 해외저작물은 제외하고 철 지난 책만 전자책 콘텐츠로 내놓아 콘텐츠 경쟁력이 없었던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출판계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자책의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벤처 붐을 타고 몸집을 불린 전자책 사업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질 좋은 전자책 콘텐츠 확보, 비투시(B2C·회사와 개인) 시장 개척 등이 전자책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한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휴대전화 요금으로 전자책 대금을 결제하는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과금 시스템을 먼저 확립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비투시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