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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생각

식물도 보고, 느끼고, 냄새 맡고, 기억한다

등록 :2013-04-1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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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알고 있다
대니얼 샤모비츠 지음, 이지윤 옮김/다른·1만3000원
식물도 생각을 할까? 식물한테도 지성이 있을까?

특정 동물의 식용에 대해서는 인종적·문화적 편견·차별로 가득 찬 공격적 언사까지 불사하는 사람들도 식물 파괴에는 무관심하거나 지나치게 관대하다. 우리에겐 먼 나라 얘기로 들리겠지만, 스위스 정부는 2008년, 식물의 ‘존엄성’을 보호하기 위해 윤리위원회를 설립했다. 스위스 헌법은 “동물, 식물, 그리고 다른 생물체를 다룰 때 생명체로서의 존엄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못박아 놨단다.

식물학과 의학을 공부한 유전학 박사 대니얼 샤모비츠는 자신의 책 <식물은 알고 있다>(What A Plant Knows, 2012년)에서 책의 주제와 관련한 많은 과학적 사실들을 제시한 뒤 결론 부분에서 이렇게 요약한다.

‘식물은 인식하는가? 그렇다. 식물은 자기 주변 세상을 정확하게 인식한다. 그들은 자신의 시각적 환경을 인식한다. 적색광, 청색광, 초적광, 자외선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반응한다. 식물은 자신을 둘러싼 향을 인식하고, 공기 중을 떠도는 극미량의 휘발성 성분에도 반응을 보인다. 식물은 무언가가 자신을 만질 때 그것을 알고 다른 촉각들과 구분한다. 식물은 중력을 인식하고, 싹이 위로 자라고 뿌리가 아래로 자라도록 자신의 모양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식물은 자신의 과거를 인식한다. 그들은 과거에 감염되었던 일이나 경험했던 기후 상태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현재 자신의 생리를 조정한다.’

식물은 어떻게 보는가?, 어떻게 냄새를 맡는가? 어떻게 느끼는가? 어떻게 듣는가? 어떻게 자신의 위치를 아는가? 어떻게 기억하는가? 이렇게 6가지로 나눠 살펴본 식물 감각 중에 식물한테서 아직 확인하기 어려운 건 청각, 즉 듣기 감각이었다. 한때 인기가 있었던, 식물이 특정 음악을 선호한다는 내용을 담은 <음악과 식물의 소리>, <식물의 정신세계> 부류의 책은 근거가 의심스러운 것으로 판명됐다. 특정 음악을 들은 식물이 더 잘 자란 것은 음악 때문이 아니라 음악을 흘려보낸 스피커의 열기 때문이었다. 마음대로 피신할 수 없는 붙박이의 특성 때문에 식물은 동물에 비해 청각을 발달시킬 이유가 미약했다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하지만 카나리아풀 모종을 이용한 찰스 다윈 부자의 실험, 담배 줄기와 잎, 애기장대풀 실험을 통해 식물도 동물과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토마토 줄기를 찾아가 감기는 미국 실새삼, 은백양, 야생 리마콩 실험을 통해 식물이 냄새를 맡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가시박과 파리지옥풀, 미모사, 도꼬마리, 토마토를 통해 식물 역시 동물과 마찬가지로 전하의 변화, 즉 전기신호를 통해 감촉을 정확하게 감지하며, 이를 초 단위의 정확성으로 기억까지 하고 생명 유지를 위한 순간적인 동작으로 연결시킨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식물의 기억 역시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된다. 끝눈과 뿌리끝은 중력이나 빛을 감지해 줄기나 다른 부위의 성장호르몬 옥신의 변화를 유도하는 명령까지 내려 줄기는 위로, 뿌리는 아래로 향하게 하며, 동물과 다를 바 없이 전하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글루탐산 신경수용체도 갖고 있다. 동물과 식물은 20억년 전 분화될 때까지 한몸이었다.

<식물은 알고 있다>의 강점은, 식물의 이런 양태를 인간의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과학적 시각을 통해 검증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을 읽을 때의 놀라움과 감동의 원천이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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