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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7.23 22:22 수정 : 2010.07.23 23:06

〈자동차 바이러스〉

잠깐독서 /

〈자동차 바이러스〉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휩쓸 때, 많은 나라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폐차 지원금을 줘가며 “자동차를 더 사라”고 권했다. <자동차 바이러스>의 지은이 헤르만 크노플라허는 그것을 두고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한다. 인간사회를 이렇게 망쳐놓은 “‘자동차 바이러스’의 확산을 돕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 교통계획과 교수인 지은이는 자동차를 숭배하는 바이러스를 ‘만악의 근원’이라고 비판하며 “자동차가 얼마나 인간사회를 파괴하고 있는지 아느냐”고 묻는다. 흔히 운전자의 실수로 치부되는 교통사고와 도로 건설을 위한 생활환경 파괴, 소음과 배기가스 등이 모두 “자동차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자동차의 폐해는 더욱 근본적인 부분에까지 이어져 있다. 주거와 일터를 분리해, 경제구조를 점점 규모가 큰 도시에 위치한 대기업 위주로 변화시켰고 지역사회와 공동체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한편 자동차의 장점, 곧 ‘이동성’의 성장은 허구라고 말한다. 먼 거리를 짧은 시간에 옮겨갈 수 있게 됐지만, 과연 그렇게 이동해야 할 근본 목적이 뭐냐고 묻는다. 신자유주의가 공공을 파괴하면서 목적 없는 성장에 매달렸던 것과 다를 게 뭐냐는 것이다. 당장 버릴 수는 없겠지만, 자동차의 폐해를 인정하고 인간다운 삶의 현장을 복원하는 것만이 진짜 행복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이라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박미화 옮김/지식의날개·1만3000원.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