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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1일 생명평화 순례단이 부산 사상구 낙동강 을숙도에서 운하에 위협받는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해 낙동강에 삼배를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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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1990년대에만 하천 댐 177곳 철거
“강물 가로막는 개발, 인간이 손해보는 장사”
〈생명의 강〉 샌드라 포스텔, 브라이언 릭터 지음·최동진 옮김/뿌리와이파리·1만5000원 자말 나세르가 강행한 아스완 하이 댐 건설에 의문을 품었던 이집트 정부의 한 관리가 페르시아 시인 오마르 하이얌의 시 <루바이야트>의 다음 한 구절을 인용해 비꼬았다고 한다. “한낮에 왕이 입을 열어 한밤중이라고 말하면, 머리 잘 돌아가는 자들은 달이 보인다고 말한다.” 이집트에도 권력자만 바라보는 아부꾼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아스완 하이 댐은 1960년대에 시작해 1971년에 완공됐으니 그나마 20세기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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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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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메인주의 케네벡 강 댐 등 여러 개의 댐들이 철거됐고 콜로라도 강 댐은 운용을 자연 상태의 흐름에 가깝도록 변경했다. 프랑스도 비엔 강 댐을 철거했고 캐나다도 뉴펀들랜드의 파메헥 강 댐을 철거했다. 타이는 문 강 댐 갑문을 개방했으며 영국도 옥스퍼드의 콜 강 댐을, 오스트레일리아는 뉴사우스웨일스의 그위디르 강 댐 운용체계를 바꿨다. 댐이 낡았거나 쓸모가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담수생물 다양성과 생태계를 보전하고 인간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기존 인간 위주의 토목적 하천 이용은 수많은 담수생물들을 멸절시켰을 뿐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경제외적 효용을 가져다주는 자연생태계를 망가뜨렸다. 둑을 쌓고 댐을 막아 홍수와 수량을 조절하고 관개와 음용수, 산업용수를 확보해온 하천 토목공사가 막대한 경제적 편익을 낳고 인류의 성장에 기여해온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자연 개조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인간 편익 위주로만 진행하는 개발은 지속불가능할 뿐 아니라 비용 대비 편익 계산으로 따져도 수지가 맞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게 지은이들 주장이다. 1990년대 중반 미국 버몬트대학의 로버트 코스탄자는 생태학자들과 경제학자들로 연구팀을 꾸려 16개 생물군계의 17가지 생태계 서비스가 지닌 경제적 가치를 평가했다. 그 결과, 지구 전역에서 수행되는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는 연간 16조에서 54조달러(1994년 달러시세 기준), 평균 33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당시 전세계 국민총생산(GNP)과 맞먹는 규모였다. 개별 생태계 평가액도 마찬가지. 예컨대 담수습지와 하천 범람원은 물을 저장하고 홍수를 완화하고 오염물질을 분해, 정화해 헥타르당 연간 약 2만달러의 수익을 냈다. 범람원만 보더라도 1㎥당 9600~1만4500달러의 수익을 낳는다는 계산이 나왔다. 미국은 중부의 거대하천 미주리 강 되살리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강은 20세기에 수많은 댐과 제방, 저수지를 쌓고 선박들이 다닐 수 있도록 바닥을 파내고 직선화했다. 미주리강 선박 통행량은 오늘날 25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선박 운항으로 발생하는 연간 순수익은 약 300만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미주리강 댐과 둑을 헐거나 댐, 저수지를 통한 수위 조절을 자연 상태에 가깝게 복원하고, 수만 헥타르의 사유지를 매입하고 공유지를 활용해 습지와 범람원도 복구시키는 것은 그런 체험적 사실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 21세기에 토목개발 수익에 대한 지역주민의 기대만 잔뜩 부채질해놓고 그들의 지지를 이유로 20세기식 4대강 개발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매표정치’꾼들의 범죄적 선동 내지 야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