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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19 19:56 수정 : 2009.06.19 19:56

한기호의 출판전망대





한기호의 출판전망대 /

2004년에 타인을 위한 배려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장남 정신이 나라마저 살릴 수 있다는 주장을 편 책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윤영무, 명진출판)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즈음 등장한 세대가 ‘와인세대’였다. 당시 45~64살 남성으로 보릿고개, 한강의 기적, 국가와 가족을 위한 헌신 등을 떠올리는 인고와 숙성의 시간을 보내고 어두운 저장고와 침묵의 시간을 지나 드디어 자신의 빛깔과 향으로 다시 태어나는 포도주와 같다는 의미로 탄생한 세대다.

최근 이들 세대를 비롯해 30~60대의 중장년 남성을 심리학적으로 조명하는 책들이 급격하게 떠오르고 있다. 21세기 들어 인문서 시장에서는 역사서와 심리학 서적이 양대 축을 이뤘는데 역사서가 조선이라는 울타리로 도피한 사이 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기반 학문의 중심으로 우뚝 올라섰다.

이들 심리학 서적은 작년까지는 주로 여성 독자를 겨냥한 자기계발서나 처세서 부류의 책들이 휩쓸다시피 했으나 최근 중병을 앓고 있는 중장년 남자를 다룬 책들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김정운, 쌤앤파커스)는 일상에서 아내나 친구처럼 매우 가까운 사람들과 재미있게 살 줄 몰랐던 이 시대 남자들의 뒤늦은 회한과 불안을 문화심리학적으로 다룬다. 그러면서 감탄할 줄 아는 삶, 상대방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넘겨주는 ‘순서 바꾸기’와 상대방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바꾸기’란 두 가지 원칙이 지켜지는 제대로 된 소통, 오감을 통해 감각적으로 전달되고 느껴지는 ‘부사적 정서’의 공유 같은 처방전을 내놓는다.

<남자 심리학-남자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41가지 심리코드>(우종민, 리더스북)는 일밖에 몰랐던 신데렐라맨들이 그동안 정들었던 스트레스와 쿨하게 이별하려면 ‘남자다움’이라는 모범생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버텨보기도 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룰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도시심리학>(하지현, 해냄)에도 ‘무엇’이든 한방에 끝내려는 이상심리를 지닌 중년 남성들이 등장한다. 지은이는 문자메시지, 폭탄주, 와인, 자살, 사주카페, 대리운전, 섹스 중독, 노래방, 기러기 아빠 등의 주제로 도시인의 심층심리를 다층적인 앵글로 정확하게 포착해낸다.


모든 사안을 경제적 가치로 환원하는 것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이 시대 남자들은 국가, 사회, 직장, 가족 등에게 버림받은 뒤 삶이 피곤하고 고단해 의욕상실증에 빠져 있다. 이 책들은 공히 지은이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삶의 본질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잃어가는 남자들이 어떻게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지 처방전을 일일이 제시하고 있다. 남자들의 ‘후회’를 파악하고자 하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찾고 있어 남자심리학 책들의 인기는 당분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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