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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깔=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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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깔=꿀색〉
전정식 글·그림, 박정연 옮김/길찾기·9800원 유럽서 활동 작가
자전적 만화
5살 때 입양된 소년의
심리 방황
웃음으로 승화 소년은 다섯 살에 벨기에로 입양됐다. 서울 남대문에서 경찰에 발견된 소년의 입양서류엔 “피부색깔=꿀색, 출생지=모름, 정이 많고 마른 편이다. 음식은 맛있게 먹는다. 뭐든 잘 소화한다. 배설 능력 완벽. … 순하고 친절하며 매우 착하고 귀엽다. 입양에 추천한다”라고 기록돼 있었다. 양아빠는 건축일을 했고 양엄마는 전업주부였다. 이들에겐 이미 4명의 딸과 아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기꺼이 친형제자매가 돼 주었다. 장난감도 풍부했고 먹고 싶은 콜라도 맘껏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소년은 밤마다 잠을 설쳤고 악몽을 꿨다. 한밤중에 깨어보면 시트가 젖어 있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다정한 아빠는 일이 바빠서 자주 볼 수 없었고, 엄마는 엄격했다. 충동적으로 학교 친구의 식권을 훔친 일이 들통나자 엄마는 “넌 썩은 사과야! 양동이 속의 썩은 사과는 잘 자란 다른 사과도 썩게 만든다! 이제는 네가 ‘내 아이들’한테서 떨어져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리 지른다. 그날 이후 소년은 변해간다. 무서운 엄마에게 사랑받으려고 성적표를 조작할 수밖에 없었고 그게 들키자 더욱 무서운 매질을 당하게 됐고, 또 그런 엄마가 더 무서워 더 거짓말을 꾸며내게 되고 …. 소년은 점점 말이 없어져 갔다. <피부색깔=꿀색>은 현재 유럽에서 40대 만화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정식씨의 자전적 만화다. 자신이 버려지고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까지의 지난한 심리적 방황을 익살과 재치로 버무렸다. 작가가 “스스로도 웃을 수 있는” 작품을 원했다는 말처럼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톤을 놓치지 않는다. 12살에 포르노의 세계에 빠져 밤에 여자 형제의 가슴을 몰래 만져본 얘기, 호감을 갖고 있는 여자아이가 막상 데이트를 신청해오자 36계 줄행랑을 친 사연 등 솔직한 에피소드들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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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버려진 걸까, 엄마랑 살면 안됐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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