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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치 먹거리와 함께 식당에서 찍은 가족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독일의 멜란더 가족-먹거리 총지출액 45만9420원, 에콰도르의 아이메 가족-먹거리 총지출액 2만8980원, 차드 동쪽 브레이드징 난민촌의 아부바카르 가족-먹거리 총지출액 1120원, 중국 베이징의 둥 가족-먹거리 총지출액 14만2460원, (접시 바깥) 그린란드의 매드센 가족-먹거리 총지출액 25만4510원.
사진 윌북 제공. 그래픽 홍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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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멘젤·페이스 달뤼시오 지음, 김승진·홍은택 옮김/윌북·2만5000원 사진기자 멘젤·작가 달뤼시오 부부<>24개국 30개 가정 돌며 음식문화 담아 <>‘먹거리 과잉시대’ 진지한 성찰 촉구 1990년대 중반의 어느 날, 인도네시아 파푸아 주의 우림 지역인 아스맛에서 어린아이가 인스턴트 라면을 꺼내 우두둑 베어 물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다른 아이는 라면 수프를 입에 털어 넣고 살살 녹여 먹기 시작했다. 아직 수렵 채집 생활을 하고 있는 가족을 취재하러 남편 피터 멘젤과 함께 길을 나섰던 페이스 달뤼시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구에서 가장 외졌다고 할 수 있는 작고 가난한 오지마을에서 한눈에 보기에도 영양 실조가 심각한 아이들이 생라면을 너무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생존 활동으로 삶을 꾸리고 있는 가족의 손에 들린 인스턴트 가공식품의 꽃, 라면을 본 달뤼시오는 어느새 머릿속으로 ‘음식 세계 지도’를 그리고 있었다. 〈헝그리 플래닛-세계는 지금 무엇을 먹는가〉는 사진기자 피터 멘젤과 작가 페이스 달뤼시오가 24개국 서른 가정의 먹거리와 식탁, 부엌과 시장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펜으로 기록한 대형 현장 보고서다. 부부는 장 보는 가족의 뒤를 바싹 따라붙고, 이들과 어울려 밥상에 숟가락을 얹고, 때로는 마른 짚만 깐 바닥에 침낭을 깔고 잠을 자며 세계 여러 곳의 가정에서 먹거리 재료를 어떻게 구해 조리하고, 입으로 가져가는지를 샅샅이 취재해 담았다. ■ 세계의 장바구니 탐험=장바구니는 이미 그냥 장바구니가 아니다. 이제 세계 각지의 장바구니는 확연한 계급성을 띠고 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평범한 가정에서 막 장을 봐온 일주일치 먹거리를 부엌에 풀어 놓고 찍은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자. 먹거리를 사들이는 데 쓰는 돈은 1120원(차드의 난민촌)에서 45만9420원(독일)으로 널을 뛴다. 잘사는 나라로 갈수록 먹거리 양은 많아지고, 식재료는 원형을 알아볼 수 없게끔 쪼개져 말끔하게 가공·포장돼 있다. 반조리 및 즉석 조리 식품에 쓰는 돈도 늘어난다. 사람들의 모습도 살집을 더해간다. 먹거리를 구하러 가는 곳도 지역적 특색이 뚜렷한 재래시장에서 각종 가공 식품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대형 마트로 그 모습이 점점 닮아간다.
조리 방법과 보관 방법은 세계의 가정이 지닌 동시대의 비동시대성을 또렷이 보여준다. 조리 방법은 장작불에서 가스스토브로, 전자레인지로 복잡성을 더하고, 보관 방법은 자연 건조에서 냉장고로, 별도의 냉동고로 집이 넓어지는 만큼 자리를 점점 더 많이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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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그리 플래닛-세계는 지금 무엇을 먹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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