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20 20:02
수정 : 2006.10.20 20:02
수익 환원·방송 사퇴 때늦은 봉합…스타마케팅 해소 과제로
‘마시멜로 사태’는 무슨 문제를 던진 걸까?
대리번역 의혹이 불거지면서 장안을 뜨겁게 달궜던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 사태는 결국 정지영 아나운서가 모든 방송활동을 접고 번역인세를 모두 환원하는 것으로 한 국면은 넘어갔다. 이번 논란은 출판윤리와 무리한 ‘스타 마케팅’ 문제로 시작됐지만 이후 대중스타인 정씨의 처신 문제도 쟁점이 됐다.
대리번역 의혹이 제기된 11일 이후 아무런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던 정씨와 정씨의 소속사 티엔엔터테인먼트는 논란이 일어난 지 일주일 이상 지난 19일 밤 11시께 전격적으로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고 인세로 받은 8100만원을 환원하고 물의 빚은 점을 사과하는 등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비로소 밝혔다. 정씨의 입장 표명에 대해서는 정씨 스스로 “이미 많이 늦었다”고 했듯 때는 늦었지만 내용면에서는 비교적 비난 여론 수위에 맞게 반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정씨쪽이 시기를 놓쳐 악화 여론을 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정씨가 입을 다물어 네티즌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여기에 한 변호사가 정씨와 출판사 한경비피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낼 준비까지 밝혀 사태는 더 커졌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정씨를 간판 진행자로 활용하고 있는 에스비에스쪽도 난감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비에스는 정씨가 진행 사퇴를 결심하자 이를 받아들이고 후임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의 사과 뒤에도 책에 그가 이름만 빌려준 꼴인지 등 의문과 함께 “정씨의 원본을 공개하라”는 누리꾼들의 의견은 계속 이어지는 상태다. 여기에 “진작 사과하지”라는 아쉬움부터 “잘못은 출판사에 있는데 정지영만 물고 늘어지냐”는 옹호론도 나왔다.
이번 논란으로 스타를 내세우는 마케팅의 문제점, 인기인들의 자서전 따위에서 대필 작가를 밝히지 않는 문화 등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지만 출판계의 구조적 한계와 엔터테인먼트산업계의 속성상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번역가 강주헌씨는 “번역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은데 출판계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별로 없어 대리 번역 등이 이뤄지는 것 같다”며 “번역 지망생들이 당당하게 등단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스타가 아니라 번역의 질로 승부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본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