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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법정엔 공소시효 없다”…5·18왜곡처벌법 어떻게 될까

등록 :2020-11-30 16:25수정 :2020-12-01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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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전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회고록에서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전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회고록에서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30일 전두환(89)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죄 유죄 판결을 계기로 5·18을 특정 지역과 결부하거나 비하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포 명령과 암매장 등 5·18 진상규명의 핵심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날 재판은 전두환 등 수구세력이 5·18을 왜곡 폄훼하는 등 역사적 진실을 전복하려는 시도에 대해 일정 부분 시시비비를 가려줬다. 특히 5·18 당시 헬기사격이 실제로 있었다는 점을 사법부가 인정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80년 5월21일 오후 7시30분 계엄사가 ‘자위권 보유’를 천명하기 전 헬기사격이 있었다면, 누군가 발포 명령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이번 판결을 지렛대 삼아 암매장 의혹과 함께 발포 명령자, 계엄군 성폭력 의혹, 5·18 북한군 개입설 등 핵심 의혹 진상 규명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교양학부)는 “단죄와 처벌은 화해로 가는 필수적인 코스”라며 “역사의 법정엔 공소시효가 없다는 메시지를 준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5·18민주화운동 왜곡 행위가 5·18 생존자와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법적 대안 마련과 관련해 공론화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5·18단체는 2017년 4월 전씨가 낸 회고록에서 북한군 개입설 등 5·18을 왜곡한 사례 69개를 찾아냈다. 이들은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로 비난한 부분만을 유족과 함께 전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대법원이 2012년 12월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극우 논객 지만원씨에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아 처벌할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피해자 쪽 법률대리인 김정호 변호사는 “부마항쟁, 제주4·3 등 다른 국가폭력 사건과 달리 5·18만 지역주의와 색깔론으로 덧칠해 왜곡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5·18왜곡 처벌법을 마련해 한시적으로라도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30일 오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회원 등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벌을 촉구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회원 등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벌을 촉구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날조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5·18특별법 개정안(5·18왜곡 처벌법)을 발의한 상태다. 하지만 국민의힘 쪽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서 심사 중이다.

보수세력이 5·18 문제에 대해 진일보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부)는 “5·18은 국민적 합의가 있었음에도 보수세력은 아직도 권위주의 시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5·18과 관련해 잘못된 부분은 진실하게 사과하고 반성해야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김용희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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