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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인간과동물

“동물 대리해 소송하는 날까지 활동하겠다”

등록 :2017-09-14 15:21수정 :2017-09-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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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애피인터뷰 서국화·박주연 변호사
동물권 연구하는 변호사단체 <피앤알> 창립
“개 전기도살 무죄 맞나?”…반대의견서 제출
동물권연구단체인 변호사그룹 ‘피앤알’(People for Non-human Rights) 공동대표인 서국화 변호사(왼쪽)와 박주연 변호사.
동물권연구단체인 변호사그룹 ‘피앤알’(People for Non-human Rights) 공동대표인 서국화 변호사(왼쪽)와 박주연 변호사.
동물보호법,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축산물위생관리법 등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법은 많다. 하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물론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는지 아는 이들은 적다. 그냥 법을 따를 뿐이다.

동물이 ‘재물’이라는 인식에 근거해 만들어진 한국의 동물 관련 법의 맹점을 꼬집고, 동물의 권리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나선 변호사들이 있다. 지난 7월 활동을 시작한 비영리단체 ‘피앤알’(People for Non-human Rights)이다. 처음 6명을 시작으로 회원이 10명까지 늘었다. <애니멀피플>(애피)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피앤알 공동대표인 서국화(32), 박주연(32) 변호사를 만났다.

이들은 동물보호법부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전날인 13일, 지난 6월 1심 판결에서 무죄판결이 나온 인천의 개 도살 사건 판결이 부당하다는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냈다. 식용견 도축장에서 전기로 개를 죽인 이 사건에 대해 피앤알은, “동물보호법 8조에 따라 잔인한 방법으로 개를 죽였기 때문에 유죄로 봐야 하고, 잔인한 방법이 아니라고 해도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이는 행위이기 때문에 역시 유죄”라는 것이 요지였다. 동물보호법 8조에서는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또 공개적으로 죽일 경우 처벌할 수 있다고 나와 있지만 재판부는 그 해석을 달리했다.

서국화 변호사(왼쪽)와 박주연 변호사는 13일 서울고등법원 민원실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민원실에 인천 개도살 1심 무죄판결이 부당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서국화 변호사 제공
서국화 변호사(왼쪽)와 박주연 변호사는 13일 서울고등법원 민원실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민원실에 인천 개도살 1심 무죄판결이 부당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서국화 변호사 제공
“한국의 동물 관련한 법은 그 대상을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으로 보는 느낌이 없다. 동물에 대한 존재를 인식하는 자각이 법 자체에 없다. 그런 상태에서 법을 만들다 보니 동물을 학대한다고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가능한 것” (서 변호사)

“외국법이랑 비교를 많이 하는데 외국은 학대에 대한 규정이 자세하다. 하지만 한국 법은 추상적이어서 포섭되지 않는 게 너무 많다. 가장 기본인 동물보호법은 부실하고 그때그때 대응하는 수준이라 유명무실한 법” (박 변호사)

이들은 동물 관련한 가장 중요한 법 개정으로는 민법에 동물을 재산으로 인정한 것과 헌법에 동물권을 명시하는 것 등을 꼽았다.

동물의 권리를 연구하는 변호사 그룹은 사실 피앤알이 처음은 아니다. 생명권네트워크변호인단 활동과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인들 등이 있다. 피앤알은 이들과 함께 입법 과정에서 정책적으로 변호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이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약속한 개식용 금지 입법에 대해 동물보호법과 축산물위생관리법 등 구체적인 개정안을 의원실에 제출했다. 조류인플루엔자 음성 판정에도 닭 5000마리의 살처분 명령을 받고 이를 거부한 참사랑농장의 행정소송을 맡았고, 정읍 소싸움 관련해 이를 동물보호 측면에서 다룰 수 있는 입법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병원 동물실험실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소송 승소도 했다.

본업인 송무 업무도 바쁠 텐데 왜 이런 활동을 벌였을까.

일상생활에서 동물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평범한 감정 때문이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생일 때 동물보호단체 카라에서 실무수업을 하면서 “유기동물보호소 등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한 기억이 중요했다. 새끼돼지 능지처참 동영상을 본 후 동물을 이용하는 방식에 대해 더 철저히 고민하기 시작했다. 서 변호사는 “과거 고기도 잘 먹고 낚시도 좋아했”지만 “소를 도축하는 순간의 무감각한 사람의 모습을 본 후” 마치 자신의 모습같았다고 한다. 동물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지는 것은 찰나에 온다는 것이 이들의 경험이었다.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애피>와 인터뷰 중인 서국화 변호사(왼쪽)와 박주연 변호사.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애피>와 인터뷰 중인 서국화 변호사(왼쪽)와 박주연 변호사.
이들의 바람은 최고의 동물권 관련 법률 단체가 되는 것이다. 동물권과 관련해 공신력 있는 의견을 구해야 할 때 피앤알이 가장 먼저 떠오르길 바란다고 했다. 이미 미국에서 ‘비인간인격체’의 권리를 주장하며 소송을 진행해 화제를 일으켰던 비영리단체 ‘비인간권리프로젝트’ (엔알피, Nonhuman Rights Project)에서 제휴하자는 제안을 받은 상태라고 한다. 엔알피는 의료연구용이던 침팬지 2마리의 인격권을 주장하며 인신보호영장청구를 대리했다. “동물의 권리를 두고 인간과 똑같이 보장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아동 같은 소수자의 권리는 인정되어야 한다는 거다. 그러기 위해 시작 단계에는 자기 습성대로 살고 싶은, 생명과 신체를 침해받지 않는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것”이라고 박 변호사가 말했다.

서 변호사는 “단체활동을 시작하면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해외 단체들과의 소통에도 신경을 쓰려 한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려면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데 나라마다 앞서가는 부분이 다르다. 20년은 이렇게 일해야 (따라갈) 것 같다”고 약속했다.

피앤알(pnr.or.kr) 페이스북은 www.facebook.com/PeopleforNonhumanRights이다. 후원 계좌번호 하나은행 189-910033-65904(동물권 연구단체 피앤알).

글·사진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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