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0.25 17:42
수정 : 2010.11.30 14:57
지진파, 초병진술, KNTDS 항적은 서로 다른 곳을 가르킨다
천안함 사고 발생 초기부터 시간과 장소는 의혹투성이였다. 국방부는 민군합동조사단이 지난 4월 7일 백령도 서남쪽 2.5km 해역을 사고 발생 지점으로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 사고 지점을 몇 차례나 바꾸었다. 하지만, 천안함 최종보고서가 나온 뒤에도 사고 발생 지점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군과 해경은 사고 발생 당일인 지난 3월 26일부터 천안함 최초 사고 지점을 놓고 혼선을 일으켰다. 해경은 사고 발생 직후 백령도 남서쪽 6.5마일 해상을 사고 지점으로 밝혔다. 이곳은 백령도보다는 대청도와 더 가까운 지점이다. 해경은 곧 “단순한 착오”였다며 사고 지점을 해군이 밝힌 지점으로 정정했다. 군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최초로 침몰 사고를 설명할 때 해도 위에 ‘최초 좌초위치 분석결과’라고 적혀 있던 것도 논란거리였다. 해군은 “유족이 독자 판단으로 적은 듯하다”고 해명했지만, 유가족 대표는 “군 관계자가 맞다”고 상반된 입장을 폈다.
해군이 공식 발표한 사고 장소는 이후 지속적인 논란에 휩싸였다. 우선 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 좌표와의 차이다. 지난 5월24일 국회 천안함 특위에서 좌표가 서로 다르다는 박영선 의원의 질문에 김태영 장관은 “좌표가 틀렸다면 저희가 다시 시정을 하겠습니다”고 답변해 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 좌표의 신뢰성을 의심받게 했다.
천안함 사고 위치와 관련해 또 하나 참고할 만한 진술은 천안함 사고 당시 백령도 서쪽 해안 000초소에서 근무한 박 아무개 상병과 김 아무개 상병의 진술이다. 두 상병이 천안함 사고 지점으로 지목하는 곳은 국방부가 밝힌 공식 장소보다 해안 쪽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지진파 또한 천안함 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다. 최근 지질연이나 기상청과는 다른 연구 결과가 확인됐다. 기상청이 제공한 지진 관측 자료는 백령도를 포함해, 덕적도와 강화도에서 관측된 것으로 사고 지점에서 덕적도는 152km, 강화도는 164km 정도 떨어져 있다. 기상청에서 5곳의 지진관측소 자료를 받아 분석한 ㅎ 교수는 “처음에는 백령도 자료 하나만 있는 줄 알았는데, 기상청에서 관측소 몇 개를 더 공개를 했다”고 말했다. 이는 기상청이 백령도 지진파와 관련해 백령도 이외 다른 관측소에서 잡힌 지진파는 없다고 밝혀온 것과는 상충되는 말이었다. ㅎ 교수의 말이 사실이라면 기상청도 천안함 침몰 당시 발생한 지진파에 대해 국민들을 상대로 무엇인가 은폐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ㅎ 교수가 세 곳의 지진파를 분석한 결과는 의외였다. 지진파가 발생한 지점은 합조단이 발표한 폭발 원점과 약 2.1km 떨어진 지점으로 나타났다. ㅎ 교수가 밝힌 지진 발생 지점 좌표(37.915, 124.617)는 합조단이 발표한 폭발 원점 좌표(37.929, 124.601)보다 남동쪽으로 이동한 지점이다.
ㅎ 교수가 지진파 발생 지점이라고 밝힌 좌표를 천안함 항적과 비교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ㅎ 교수가 말한 위치는 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KNTDS)에 나타나 있는 천안함 항적에서 21시 11분과 21시 12분 사이, 즉 21시 11분 30초쯤 되는 지점에 위치한다. ㅎ 교수가 분석한 지진 발생 지점은 초병이 천안함 침몰 직후 초기 구조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한 지점과도 비교적 일치한다. 합조단이 밝힌 폭발 원점은 여전히 KNTDS 항적, 지진파 발생 장소, 초병 진술이 제각각이다. 오히려 군이 초기에 밝힌 사고 발생 지점과 새로운 지진파 발생 지점, 초병의 진술 장소는 서로 일치한다.
이충신기자 cs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