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일본 도쿄에서 남성 1명이 마스크를 쓰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다. 남성 앞으로 “집에 있으라”는 문구가 보인다. 도쿄/AP 연합뉴스
10일 일본 도쿄에서 남성 1명이 마스크를 쓰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다. 남성 앞으로 “집에 있으라”는 문구가 보인다. 도쿄/AP 연합뉴스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10일 현 독자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확산 때문에 선언한 긴급사태 대상 지역에서 제외된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오무라 지사는 이날 열린 현 대책본부 회의에서 “현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필요한 외출,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강하게 부탁한다”고 말했다.

아이치현이 정한 긴급사태 발효 기간은 일본 중앙정부가 정한 기간과 같은 다음달 6일까지다. 아이치현의 긴급사태 선언은 법률적 근거는 없다. 그러나 오무라 지사는 “법적 근거가 있는 긴급조처와 (내용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이치현은 일본에서 인구가 4번째로 많은 광역 지방자치단체로, 코로나19 감염자 숫자도 5번째로 많다. 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신종인플루엔자 등 대처 특별조처법’ 에 근거해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지바현, 사이타마현, 오사카부, 효고현, 후쿠오카현 7개 지역에 대해서만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아이치현이 후쿠오카현 등보다도 감염자가 많지만 감염 증가 추세가 비교적 급격하지 않다며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오무라 지사는 중앙 정부에 아이치현도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아이치현과 인접한 기후현도 이날 독자적으로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선택한 용어는 다르지만 외출 자제 등 요청 내용은 긴급조처 대상 지역과 다르지 않다.

교토부는 긴급사태 대상 지역에 교토보도 넣어달라고 중앙 정부에 요구했다. 니시와키 다카토시 교토부 지사와 가도카와 다이사쿠 교토시 시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서 인구 1만명 당 감염자 숫자는 전국에서 5번째로 많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긴급사태 선언 지역인) 7개 지역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도쿄도는 11일부터 모든 음식점의 영업을 오전 5시~오후 8시로 제한하되 술을 판매할 경우 오후 7시에 일찍 문을 닫도록하는 ‘다중이용시설 휴업 협력 요청안’을 발표했다.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다가 긴급사태 선언 사흘 만에야 대상을 발표한 것이다. 그나마도 백화점과 미용실·이발소, 골프 연습장 등은 생활 필수시설이란 이유에서 제외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 하고 있다는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갤럽 인터내셔널’이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서 ‘자국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답변이 62%를 차지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아베 정부가 2009년 세계금융위기 때보다 2배 규모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경제대책 규모 108조엔도 뻥튀기라는 지적이 많다. 108조엔에는 세금 및 사회보험료 1년 납부 유예 금액까지 포함되어 있다. 일본 중앙정부 예산으로 집행하는 재정지출만 보면 39조엔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