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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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일간의 파업은 끝났지만, ‘정상화 투쟁’은 계속된다. <문화방송>(MBC) 구성원들 이야기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방송 장악’을 상징하는 김장겸 문화방송 사장이 지난 13일 해임됨으로써 총파업은 중단됐으나, 부문별 업무거부와 제작거부가 이어지고 있다. ‘파업이 끝났는데 뉴스는 여전히 엉망인 이유’, ‘해직언론인이 여전히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 등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김장겸 사장 퇴출 뒤 변했거나 변하지 않은 문화방송 근황을 7가지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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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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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부문 조합원들은 제작거부를 이어가며 매일 오후 1시40분께 보도국 사무실에서 손팻말 시위를 벌인다. 여전히 간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보도 참사’ 책임자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다. 조합원들은 정상화된 <뉴스데스크>를 대비한 특별취재팀을 자체적으로 꾸린 상태다.

<이브닝뉴스>, <뉴스투데이> 등이 초유의 ‘녹화 뉴스’로 계속되는 이유는, 보도 부문 조합원뿐만 아니라 기술 부문 조합원도 제작거부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노조는 기술 부문 등을 ‘필수 인력’으로 분류해 파업에서 제외해왔지만, 이번에는 전 조합원을 예외 없이 파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문화방송 정상화를 위한 구성원들의 절실함이, 유례없는 규모의 총파업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때문에 문화방송 보도국에는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기자 40여명, 간부 20여명이 존재했지만, 뉴스를 생방송으로 내보낼 수 있는 기술 인력은 모두 빠졌다. 회사 쪽은 조합원이 아닌 기술 인력 1명을 황급히 투입해 <뉴스데스크>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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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 끝난 지난 15일부터 구내식당은 정상 운영을 시작했다. 양식과 한식, 간식까지 모두 제시간에 제공된다. 1986년 문화방송 구내 조리사로 입사해 31년 만에 처음으로 주걱을 내려놓았던 임형욱 주방장은, 노보를 통해 “동료들이 좋은 방송을 만들 수 있도록 식당 직원들은 건강한 음식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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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아나운서국장 대신 <시선집중> 진행을 맡은 변창립 아나운서는 이날 오프닝에서 “길고 복잡한 이야기로 핑계 대거나 변명하지 않겠다. 공영방송 엠비시를 지키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한 가장 큰 책임은 저희 엠비시 구성원 모두에게 있음을 통감하고 있다. (…) 앞으로 좋은 방송으로 보답하겠다. 돈과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방송, 강자보다는 약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방송,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방송으로 갚아나가겠다. 짧게는 두 달여, 길게는 수년간 불편함을 참고 인내해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전한다. 조금 더디더라도 바른 방향으로 다시 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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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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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은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서류 접수를 마친 뒤, 30일 서류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자 3명을 압축한다. 최종 후보자 3명은 다음 달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서 열리는 정책설명회에서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하며, 이날 설명회는 인터넷에 생중계된다. 생중계 뒤에도 동영상을 방문진 누리집 등에 게시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정책설명회가 끝난 뒤, 다음 달 1~5일에는 방문진 누리집 등을 통해 국민과 엠비시 구성원들의 질의 및 의견을 수렴한다. 이 질문들은 다음 달 7일 열리는 면접에서 방문진 이사들이 대신해서 물어보게 된다. 이날 최종 사장 내정자 1명이 결정된다. 22일 기준으로 최승호 해직 피디, 이우호 전 문화방송 논설위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