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직원이 도서관 장서 1만9000여권을 단돈 25만원을 받고 폐지로 처분했다. 전 학교법인 이사의 조카인 이 직원에게 대학은 아무런 징계도 하지 않고 사표를 수리했다. 그 직원은 퇴직금까지 챙겨 학교를 떠났다.
대전 침례신학대(침신대)는 2006년 경기도 안성의 수도침례신학교와 통합했다. 이후 학생들이 대전으로 옮겨갔고, 비어 있는 안성캠퍼스 관리 직원으로 2010년 3월 유아무개(48)씨가 채용됐다. 유씨는 그해 11월 학교 몰래 도서관 장서 2만여권 가운데 1만9000여권을 단돈 25만원에 고물상에 팔아치웠다. 이 책 중엔 대전캠퍼스 도서관에 없는 책들도 많았다.
학교는 안성캠퍼스 도서관이 ‘털린’ 사실을 3년 가까이 모르다 2013년 11월 이 캠퍼스 서가를 대전캠퍼스로 옮기기로 결정한 뒤에야 알아차렸다. 지난해 1월 학교는 유씨한테서 ‘자복’을 받았지만, 그를 직위해제하고 3개월간 대기발령 조치한 뒤 업무에 복귀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사태가 커질 기미를 보이자 유씨는 사표를 냈고, 한달여 뒤 사표가 수리되자 퇴직금까지 챙겼다. 침신대 관계자는 22일 “학칙을 따져보고 법률자문을 받아본 결과 사표 수리를 마냥 미룰 수는 없었다”고 했다. 침신대 징계 규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대학의 물품·금품을 무단 반출할 경우 원상회복 조치와 경고를 해야 한다’고 돼 있다. 배국원 침신대 총장은 “없어진 책을 어떻게 갖고 오라고 하느냐. 지금으로서는 민형사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학교 조사위원회는 유씨가 팔아치운 책의 가치를 7939만여원으로 추산했다.
유씨는 학교법인 한국침례신학원 전 이사인 유아무개 목사의 조카다. 학교 관계자는 “유 목사가 ‘조카가 폐지 값을 반납했으니 계속 근무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 목사는 “조카의 구명을 한 적은 없지만, 일부 이사에게 (조카가) 어렵게 자랐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있다”고 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도서관 책 19000권을 25만원에 처분…징계커녕 퇴직금 챙겨 학교 떠나
이재욱기자
- 수정 2015-01-23 00:35